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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제 전투는 적과 내가 번갈아 가며 명령만 클릭하는 지루한 방식이다." 오랜 시간 게이머들 사이에서 공식처럼 통용되던 이 고정관념을 단번에 산산조각 낸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신생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Sandfall Interactive)가 선보인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Clair Obscur: Expedition 33)>입니다.


이 게임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비주얼 아트와 절망적인 스토리, 그리고 무엇보다 실시간 액션의 손맛을 결합한 독창적인 턴제 시스템으로 글로벌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클레르 옵스퀴르 : 33원정대

1. 턴제와 실시간 액션의 파격적 결합, 절망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잔혹한 세계관 및 시나리오

기존 턴제 RPG의 가장 큰 약점은 '내 턴이 아닐 때 가만히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고요함과 관망에서 오는 지루함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는 아군 턴과 적군 턴 모두에 플레이어의 피지컬 요소를 개입시켜 한시도 컨트롤러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적의 턴에 발동하는 '실시간 패링(Parry) & 회피(Dodge)'
적이 아군을 공격할 때 가만히 맞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적의 공격 궤적과 모션에 맞춰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공격을 완벽히 쳐내는 패링이나 옆으로 굴러 피하는 회피를 수행합니다.

  • 패링 성공 시: 적의 피해를 완전히 무효화함과 동시에 화려한 컷신과 함께 강력한 카운터 어택을 날립니다.
  • 회피 성공 시: 안정적으로 공격을 피하며 다음 턴에 이점을 얻습니다.

아군 턴에 펼쳐지는 '직접 조준 & QTE 커맨드'
스킬을 사용할 때도 단순 대상 선택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거리 사격 무기를 사용할 때는 플레이어가 직접 적의 거대한 몸집 중 약점 부위(헤드샷, 부위 파괴 등)를 리얼타임으로 조준하여 사격해야 합니다. 근접 근접 스킬 역시 정해진 박자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QTE(Quick Time Event) 요소가 들어있어 손맛을 극대화합니다.

이로 인해 턴제 전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하이파이 러시>나 <소울라이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박진감과 긴장감이 매 전투마다 유지됩니다.

게임의 바탕이 되는 서사는 매우 비극적이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페인트리스(Paintress)와 고마주(Gommage)의 저주
67년 전, 아제로스와 유사한 이 세계에 거대한 백발의 여인인 '페인트리스'가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매년 단 한 번 깨어나 대륙 한복판에 서 있는 거대한 석판 위에 숫자를 적어 넣습니다. 그리고 숫자가 적히는 순간, 그 숫자 이상의 나이를 먹은 세계의 모든 인간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이 비극적인 소멸 현상을 세계관에서는 '고마주'라고 부릅니다.

 

숫자 '33', 마지막 남은 인류의 반격
페인트리스가 적는 숫자는 매년 1씩 줄어들었습니다. 67, 66, 65... 그리고 마침내 올 해 그녀가 그릴 숫자는 바로 '33'입니다.
이제 이 세계에서 33세 이상인 사람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으며, 남아있는 가장 연장자의 나이가 33세입니다. 내년이 되면 32세 이상의 사람들이 소멸할 것이며, 결국 인류는 머지않아 완전한 멸망을 맞이하게 될 운명입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33세의 청년들은 자신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1년의 삶을 바쳐, 페인트리스를 죽이고 저주를 끝내기 위한 '33 원정대(Expedition 33)'를 결성하여 사지로 출발합니다.

2. 세밀한 성장과 시스템 구조, '벨 에포크' 미학으로 완성된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

단순히 싸우는 것 외에도 원정대를 강하게 성장시키고 전략을 구상하는 재미가 촘촘히 짜여 있습니다.

  • 픽토스(Pictos) 시스템: 캐릭터의 장비창에 착용하는 일종의 마법 부적이자 특수 스킬 커스텀 체계입니다. 픽토스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특정 캐릭터를 완전한 패링 반격 특화 탱커로 만들 수도, 극단적인 폭딜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 틴트(Tint) 시스템: 탐험 중 얻을 수 있는 포션 개념의 리소스입니다. 단순히 체력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투 중 사망한 동료를 즉시 부활시키거나 마력을 수급하는 등 제한된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합니다.
  • 이전 원정대의 유산: 플레이어는 길을 떠나며 자신들보다 먼저 떠났다가 전멸한 '32 원정대', '31 원정대'의 흔적과 일지, 유품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 수집하면서 세계관의 숨겨진 비화와 고대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가게 됩니다.

비주얼과 사운드 아트 작업 역시 현존하는 인디/AA급 게임 중 단연 독보적인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프랑스 미술의 정수, '클레르 옵스퀴르'

게임의 제목인 '클레르 옵스퀴르(Clair-Obscur)'는 16세기 미술에서 명암을 극단적으로 대조시키는 '명암법(Chiaroscuro)'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빛이 비치는 화려한 벨 에포크(19세기 말 프랑스 황금기) 양식의 건축물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기괴하고 흉측한 정령/몬스터들의 디자인이 대조를 이루며 묘한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언리얼 엔진 5의 세밀한 광원 효과가 이를 극대화합니다.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보컬이 만들어내는 비장미

작곡가 로리앙 테스타르가 참여한 사운드트랙은 비극적인 원정대의 여정에 완벽한 몰입감을 부여합니다. 절망적인 보스전에서 터져 나오는 애절한 소프라노의 오페라 보컬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숙연함과 동시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투지를 느끼게 합니다.

3. 200% 더 재미있어지는 핵심 관전 포인트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를 단순히 "스토리 따라가며 몬스터 잡는 게임"으로 플레이하면 이 게임이 가진 진가를 절반밖에 느끼지 못합니다. 플레이할 때 다음 4가지 요소에 신경을 집중하고 플레이하면 게임의 재미와 몰입도가 수직 상승합니다.

 

'적의 공격 템포와 리듬' 관찰하기 (패링 타이밍의 쾌감)

이 게임의 전투는 버튼 연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몬스터마다 공격을 가하기 직전 보여주는 특유의 예비 동작(테이크백 모션)과 소리 찌릿함이 다릅니다.

  • 재미있게 즐기는 법: 단순히 화면을 보며 반응하기보다, 몬스터의 박자(1박자 쉬고 때리는 지연 공격, 3연속 엇박자 공격 등)를 리듬 게임처럼 파악해 보세요. 적의 번개 같은 연속 공격을 모두 '챙-챙-챙!' 소리를 내며 패링해 내고 무피해로 카운터를 날릴 때 오는 쾌감은 소울라이크 게임의 보스전 못지않은 극상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픽토스(Pictos) 조합'을 통한 속성 시너지 연구

캐릭터별로 단순히 스탯이 높은 장비를 끼워주는 것보다, 픽토스 간의 '연계 패시브'를 고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재미있게 즐기는 법: 예를 들어 '적에게 화염 상태 이상을 걸면 아군의 마력이 회복되는 픽토스'와 '마력이 차오르면 즉시 사격 공격을 가하는 픽토스'를 조합해 보는 방식입니다. 나만의 사기적인 연계 패시브 빌드를 완성하여, 내 턴 한 번에 적 보스의 피통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전략적 재미를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필드 구석구석 숨겨진 '이전 원정대(31, 32원정대)의 유해와 일지' 찾기

메인 길만 따라 직진하기보다, 맵의 구석진 샛길이나 무너진 건물 구석을 탐색해 보세요. 그곳에는 1년 전, 2년 전에 동일한 목적을 띠고 길을 떠났다가 처참하게 전멸한 이전 원정대원들의 시신과 수첩이 숨겨져 있습니다.

  • 재미있게 즐기는 법: "우리는 여기까지 도착했지만 페인트리스의 수하에게 전멸당한다. 뒤에 올 33원정대여, 부디 성공하라"와 같은 비장한 메모를 읽다 보면, 플레이어가 짊어진 '33원정대'라는 타이틀의 무게감이 남다르게 다가오며 세계관에 200% 몰입하게 됩니다.

보스 몬스터의 '약점 부위 파괴' 전략 활용

거대 보스전에서는 무작정 몸통을 공격하기보다, 카메라 시점을 돌려 보스의 특정 신체 부위(무기를 든 손, 마법을 쏘는 핵심 보석, 다리 등)를 사격이나 전용 스킬로 집중 공격해 보세요.

  • 재미있게 즐기는 법: 약점 부위를 파괴하면 보스의 기괴한 패턴이 봉인되거나 그로기(대기포살) 상태에 빠집니다. 단순한 딜찍누(딜로 누르기)가 아니라 보스의 패턴을 무력화시키는 공략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33원정대의 최종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대륙의 가장 깊은 곳, 거울과 거석이 우뚝 선 곳으로 들어가 숫자 '33'을 완성하려는 페인트리스를 저지하고 그녀를 영원히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여정의 끝에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선 충격적인 진실과, 왜 그녀가 매년 인류의 숫자를 지워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슬픈 비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이 오게 하기 위하여(Tomorrow Comes)"라는 33원정대의 슬로건처럼, 정해진 비극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나아가는 인간의 존엄성과 희생은 게임이 끝난 후에도 가슴속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